눅 6:27-38 용서의 자리 축복의 자리
등록일 25-02-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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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는 것을 정말 싫어 합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당구장에 가도, 게임을 할 때도 저는 지는 것이 싫어서 남자 아이들이 흔하게 하던 것들을 하질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쫓아 다녀봤지만 지는 것이 싫어서 그냥 취미로 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길 싫어하는 제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목회의 길은 이기려는 제 본성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내 자존심을 내려놓고, 때로는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져야만 하는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신학을 시작했을 때부터 매일 이렇게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 저를 낮춰 주십시오. 계속해서 드러나려고 하는 제 자아를 내려놓게 도와주십시오."
제 본성은 지금이라도 당장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니… 늘 기도가 필요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에게 저주는 것 이상의 요구를 하십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라"
나에게 상처를 주고 괴롭히는 사람까지 품고 사랑하며 축복하라는 이 말씀이 솔직히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삶을 살다 보니 정말 원수처럼 생각되는 사람들이 생기더군요. 정말 죄송하지만 죽여달라고 기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위의 모습이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못 박는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오니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들이 원수처럼 내게 해를 끼치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조차 무슨 일인지 모르는 영적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르고 그런 것이니 용서해야지요.
우리가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들조차 사랑하게 될 때, 비로소 예수님의 제자다운 삶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는 사람이라는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