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4:1-10 하나님의 성전과 백성의 가치
등록일 24-10-25 07:21
조회수 187
사람이 오래 떠난 집은 자연스레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제가 지금 머물고 있는 청평의 집도 그랬습니다. 이곳은 할아버지께서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할머니 혼자 지내시다가 막내 고모 댁으로 옮기신 뒤로 오랫동안 비어 있었습니다. 저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준비하며 이 집에 머물기로 마음먹었고, 거처로 삼기 위해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집 상태가 너무 심각하게 나빠져 결국 모든 구조를 허물 수밖에 없었지요.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벽과 지붕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성을 들여 돌보고 가꿀 때 비로소 그 집에 온기가 깃듭니다. 이 이야기는 결국, 새로운 시작을 위해 집을 완전히 고쳐야 했던 저의 경험입니다.
하나님의 성전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안에 계실 때 성전은 그 어떤 곳보다도 거룩하고 의미 있는 장소가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없는 성전은, 아무리 아름다운 외형을 지닌다 해도 결국 텅 빈 건물에 불과합니다. 예레미야가 탄식한 성전도 그랬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떠난 성전은 폐허가 되어버렸고, 그저 흩어진 돌조각처럼 쓸모를 잃고 말았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바라본 무너진 성전은 깊은 슬픔이 되었습니다. 한때 순금처럼 빛나던 그 성전이 돌조각처럼 흩어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단지 건물이 파괴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무너진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어떤가요? 혹시 하나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우리의 마음의 성전이 방치된 채 형식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요? 외형은 그대로인데, 정작 그 안에 생명력은 잃어버린 채 멈춰 서 있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성전이 되기 위해서는 그 안에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러야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온전히 회복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섬기고 사랑하는 작은 행위 하나가 하나님께 드리는 진정한 헌신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성전을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예배의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이웃을 품고 섬기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을 떠나 탐욕에 빠졌을 때 결국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삶의 우선순위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겉으로 화려하고 안정된 삶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입니다. 그 관계가 회복될 때 비로소 우리의 마음의 성전은 굳건히 세워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회복의 손길을 내밀고 계십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의 성전은 잘 세워져 있는지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하나님의 사랑을 품고, 그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예배입니다.